만약 나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,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.
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.
너무도 심플하고,
너무도 친밀하고,
너무도 정확하다.
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내 언어는 그저 언어일 뿐이고,
나는 언어 이상도 언어 이하도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.
나는 세상의 온갖 일들을
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의 다른 무엇인가로 바꾸어 놓고 이야기하고,
그 한정된 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.
그러나 예외적으로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나의 언어는
진짜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.
그리고 나는 늘 그러한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.
"만약 나의 언어가 위스키라면..."하고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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